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의 작은 계곡 옆에 위치한 이 불상은 고려시대의 훌륭한 석조보살입상입니다만, 정식 명칭은 미륵불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 상가리 미륵불은 남연군묘와 갈라지는 길에서 직진하여 약 500미터 지점에 있습니다. 주위에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으니 미리 주차하시고 걸어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 다리를 건너면, 우측에 미륵불이 보입니다.
▼ 웬일인지 북서쪽을 바라보며, 등을 보이고 계십니다. 설에 의하면, 흥선대원군(흥선군)이 아버지 남연군묘를 이장하면서 가야사를 불태우고 주민들에게 이런저런 피해를 주게 되자, 관세음보살이 꼴 보기 싫다고 돌아서 버렸다고 합니다.
설을 그대로 다 믿을 수는 없겠지만, 남연군묘를 이장하면서 상가리 주민들에게, 꽤 심한 노동력과, 각종 부대시설, 자재들을 요구해서 상가리 주민들이 나중에 항의의 표시로 보살입상을 돌려세웠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 높다란 나무가 햇빛을 가려서 보살의 모습이 좀 어둡게 보이네요. 하지만, 관세음보살처럼 보이는데, 왜 미륵불이라고 하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는데, 일반적으로 동네 어귀에 있는 돌부처를 그냥 미륵이라고 부르는 것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미륵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포지방의 미륵불이라고 하는 불상을 보면 대개 보살입상인데, 미륵불이라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일반인이 내가 봐도 보살처럼 보이는데, 미륵불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오래전 부터 사람들이 미륵불이나, 보살상의 구분 없이 일반적으로 미륵불로 불렀던 것이 그냥 미륵불로 굳어진 듯합니다.
▼ 안내판의 글자들의 페인트가 발색되어 알아보기 어려워서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상가리미륵불 (上加里彌勒佛) - 충청남도 문화재 자료 |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에 위치한 이 불상은 전체적으로 돌기둥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미륵불로 불리지만 형태로 볼 때 관세음보살을 표현한 것이 분명하다. 머리에는 풀과 꽃무늬가 장식된 화려한 관(冠)을 쓰고 있으며, 관의 가운데에는 작은 부처가 조각되어 있다. 얼굴은 길쭉하며 양 볼에 두툼하게 살이 올라있다. 왼쪽 어깨를 감싸며 입은 옷은 선으로 새겼으며,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있다. 양 팔은 몸에 붙인 채 오른손은 가슴까지 들었고 왼손은 손바닥을 배에 대고 있다. 이 불상에 표현된 양식은 고려시대에 유행한 것으로 이런 유형의 불상은 충청도 지방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
▼ [자료사진 : 문화재청] 1980년대 늦가을에 찍은 사진으로 추정이 되는데, 나무가 없으니 보살입상의 모습이 확실하게 보입니다.
▼ 고려시대의 준수한 모습으로 적어도 500년 이상은 상가리를 오가는 주민들이나, 길손들이 안녕을 빌던 마을의 수호신이었을 보살입상입니다.
▼ 전체적으로 투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무척 세밀하고 생동감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머리에는 화려하게 당초무늬가 장식된 화려한 보관(寶冠)을 쓰고 있으며, 보관의 가운데에는 작은 부처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가사(袈裟)는 왼쪽 어깨에서 부터 오른쪽 다리 쪽으로 부드럽게 흘러내리도록 표현하였으며, 다른 보살입상과 좀 다르게 양팔은 몸에 붙인 채 오른손은 가슴까지 들고, 엄지와 중지를 잡고 있으며, 왼손은 손바닥을 배에 대고 있는 모습입니다.
얼굴은 기다랗고 대체로 통통하고 입술은 도톰하며, 몸매는 균형이 잡혀 있는 풍성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충청도 내포지방의 미륵불(보살입상)을 보면, 한 사람이 만든 것처럼 대체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준수한 작품입니다
▼ 귀의 모양을 기다랗게 어깨까지 닿아 있는데, 세밀하게 조각하였습니다.
▼ 보관(寶冠) 밑으로 머릿결을 귀 뒤로 넘겨 아름답게 표현하였습니다.
▼ 뒷 모습은 대체로 무난하게 마무리되어 있습니다
▼ 미륵의 코를 보면 시멘트로 보수한 흔적이 보이는데, 이것은 미륵불의 코를 떼어서 갈아먹으면 아기를 못 갖는 부인들이 아기를 가질 수 있고, 아들이 없는 집에 아들이 생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코가 없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미륵의 코를 떼어서 갈아 먹으면 아기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우리나라 중부지방과 충청 내포지방에 있는 미륵불의 코는 거의 망가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코 전체를 뜯어가지는 않고 조금씩 코를 떼어갔는데,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부인네들의 간절한 소망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물론 코를 조금 떼어 가기 전에 간단한 제물을 마련하여 치성을 드렸을 것입니다만, 어떻게 높은 곳을 올랐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보관(寶冠)의 중앙에 석가여래좌상이 보입니다. 또한 목 부분이 시멘트로 접합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무슨 이유로 목 부분이 부러져서 접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러 넘어트렸다면 얼굴 부분이나, 몸체 여러 곳에 깨진 흔적이 있을텐데, 별다른 흔적이 없는 것을 보면 보수과정에서 목이 부러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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