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 대흥면의 지방도로옆에 미륵불이 있습니다만, 안내문에는 망태 할아버지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망태 할아버지는 옛날에 아이들에게 엄마 말 안 듣고 거짓말하면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고 하면서 아이들을 떨게 하며 버릇을 고치도록 자주 써먹었던 상상 속 귀신입니다.

하지만 한눈에 봐도 망태할아버지는 아니고, 보살입상처럼 보이는데, 예산군에서는 계속 망태할아버지라고 하는것은 그냥 이야깃거리가 있는 대상으로 남기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동서리미륵불이라고 이름을 바꿔버리면 아무래도 이야기거리의 흥미가 사라질 것이 뻔하거든요...

아무튼 이 동서리 미륵불은 고려시대의 미륵불입니다

※ 주소 : 충청남도 예산군 대흥면 예당로 897-1

 

▼ 예산 대흥면의 예당저수지 옆길을 달리는 도로옆에 자그마한 미륵불이 보호펜스에 안에 있습니다.

 

▼ 언듯보기에는 미륵불이나 보살입상으로 보이는데. "망태할아버지석상"이라는 안내판을 세워 놓았습니다.

 

아마도 오래전 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미륵불을 보고, 동네 어른들이 말 안 듣고, 투정 부리는 아이들에게 무서운 망태할아버지가 잡아간다고 겁을 주면서 점차 망태할아버지로 이름이 굳어진 듯합니다.

 

[자료사진] 망태기는 볏짚으로 만든 것으로서, 망태기 안에 물건이나, 농기구, 연장, 곡식등을 넣고서 등에 짊어지고 다닐 수 있는 바구니입니다. 

 

망태할아버지는 이 망태기를 등에 메고 다니는 할아버지로서, 말 안드는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갖게 하는 대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딱 보면 보살입상인데, 어떻게 망태할아버지로 불리게 됬는지는 대략 짐작하여 보면, 어른들이 말을 잘 안 듣는 어린 자식들에서 공포심을 갖게 하려고, 또 말을 잘 안 들으면 망태할아버지가 잡아간다고, 반복하다 보니,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미륵불이 아닌 그냥 망태할아버지가 된 듯합니다.

 

여러 자료에서 보면, 미륵불이라고 불러야 한다는데, 정작 예산군에서는 마을에서 오랫동안 망태할아버지라고 불러 왔는데, 별안간 이름을 바꿔서 "대흥 동서리미륵불"이라고 안내판을 세우면, 동네의 어르신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 뻔하니, 그냥 검토만 한다는 대답만 할 뿐인 것 같습니다

 

보살입상인데, 미륵불이라고 하는 것은, 머리에 보개를 얹을 수 있도록 편평하게 깍은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 미륵불이라고 하는데, 머리에 덮는 보개는 없는데, 내포지역에 한때 유행하던 보살처럼 머리에 보관(寶冠)을 쓰고 있는 모습은,  상가리 미륵불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동서리미륵불은 예산군지(2017)에 따르면  "대흥공립보통학교(대흥초교) 교정에 석불이 하나 있는데, 원래는 송림사 유적에서 대흥면사무소로 옮긴 것을 교정으로 안치했으며, 일제 말기에 지금의 자리에 안치했다"라고 기록을 봐서는. 지금의 송림사 부근에서 옮겼다가 이리저리 여러 번 옮겨 다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로가 확장되면서 원래의 도로에서 지금의 자리로 옮겼습니다.

 

[자료사진:대흥면] 동서리 주민글은 매년 2월 초하루(2월 1일,음력)에 보살 앞에서 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뭐, 망태할아버지면 어떻습니까? 동네 무탈하고, 자식들 잘되고, 동네 어르신들 큰 병 없이 오래 사시면 되는 것입니다.

 

▼ 전체적으로 마모가 심하지만, 대략 윤곽을 알아볼 수는 있습니다. 이 미륵불은 원래 훼손 정도가 심하지는 않았는데, 길을 넓히는 공사 중에 아무렇게나 방치하다 보니 이렇게 훼손이 심해진 것 같습니다.

 

▼ 마모가 심해서 정확하게 알아볼 수는 없지만, 왼팔은 들어 올리고, 오른팔은 내리고 있는 시무외인, 여원인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 두건의 문양이 보일 듯 말듯하지만, 미루어 짐작해서 상가리미륵불과 비교해 보면 보관(寶冠)의 문양을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이 상가리미륵불입니다.

 

▼ 뒷모습입니다.

 

▼ 옆모습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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