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의 중심부에 침과정(침괘정)으로 올라가는 길옆의 종각에 커다란 종이 달려 있습니다.
보통은 천흥사동종이라고 하며, 원래의 천흥사 동종을 3배 크기로 모방하여 걸어 놓은 것입니다. 원래의 종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데, 공식적인 명칭은 성거산 천흥사명 동종(聖居山 天興寺銘 銅鍾)이라고 합니다. 국보로 지정(1993.9.10)되어 있으며, 매우 아름다운 종입니다.
▼ 침과정 아래의 길옆에 보이는 종루가 천흥사동종을 보관하는 종각입니다. 종이 크기 때문에 종각도 3칸에 2칸으로 총 6칸이나 되는 비교적 큰 종각입니다
▼ 조선시대의 종은 일정한 시간에 맞추어 종을 쳤는데, 물론 남한산성에서도 종을 쳤습니다. 1910년에 동종이 일본인 X이 무단 반출하여 이왕가박물관에 팔아넘긴 후 약 100년 후인 2012년에 원형의 문양 형태들을 그대로 재현하고, 종의 크기는 3배로 하여 종의 울림이 크게 나오도록 만들어서 원래의 종각이 있던 자리에 걸었습니다.
▼ 성거산 천흥사(천안)의 동종이 만들어진 과정을 보면, 936년 왕건은 후삼국을 통일하고, 이을 기념하기 위해서 성거산에 절을 짓기 시작하여 4년 후인 940년에 마치었습니다.
그 후 70년 뒤인 1010년(고려 현종 원년)에 거대한 동종과, 오층석탑(보물)등을 축조하였습니다. 천흥사의 동종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폐사된 천흥사 터에는 오층석탑과 당간지주(보물)가 남아 있습니다.
▼ 성거산 천흥사지에 남아 있는 보물 당간지주, 오층석탑입니다
▼ [사진:광주시청] 야경사진
▼ 조선 초기에 천흥사(천안 성거산)가 폐사되면서, 천흥사 동종은 이곳저곳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조선 인조 때에 남한산성에서 병사와 주민들에게 시각을 알리는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조선의 세상이 어지러울 때인 1910년 7월 28일에 일본 X(요시다 쿠스케,吉田九助)이 남한산성 종각에 멀쩡하게 달려있던 종을 이왕가 박물관에 279원 70전에 팔아먹으면서, 박물관에 옮겨졌다가, 1938년에 덕수궁, 1969년에 다시 국립중앙박물관에 이전되어 지금까지 보관되고 있습니다.
▼ 종각은 고증을 통해서 건립되었으며, 2011년 11월에 완공되었습니다. 종각이 있는 곳은 남한산성 중심에 거리에 있어서 지금도 종로라고 불립니다.
▼ 종각에 걸려 있는 동종입니다. 원래의 종보다 너무 크게 만들어서 그런지 보는 맛이 좀 덜 합니다. 이 종은 중요 무형문화재 원광식 선생에 의해 주조되었습니다.
▼ [자료:문화재청] 원래의 천흥사명 동종을 자료사진으로 보겠습니다
종의 상단에 있는 종을 거는 용뉴(龍鈕)를 보면, 여의주를 물고 있고, 무척 세밀하게 주조되었습니다. 용통(龍筒)은 5단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문양으로 덮여 있습니다. 용통은 음통이라고도 하며 중국과 일본종에는 없고, 우리나라 종에만 있습니다.
▼ 용뉴(龍鈕)와 용통((龍筒)의 정면과 뒷면입니다.
▼ 종을 사방에서 보는 모습입니다. 곡선으로 보면 참 아름답게 보입니다, 한국의 종을 보면 대개 구배가 거의 비슷하게 보이는데 어떤 공식이 있었나 봅니다.
상대(上帶) 바로 아래에는 네 개의 사각형 연곽(蓮廓)을 만들었는데, 각각의 연곽(蓮廓)안에는 연화좌(蓮華座)를 양각하고 그 위에 돌출된 9개의 유두(乳頭)모양의 (연뢰(蓮蕾)라고 함)를 별도로 만들어 붙여 놓았는데, 연뢰 일부분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연화좌와 연뢰가 9개인 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구천(九天)을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천흥사명 동종은 국내의 고려시대 종 가운데 가장 커다란 종으로 크기는 종 높이 1.33m, 종 입구 0.96m입니다.
▼ 종의 표면에 양각된 명문으로 이 종이 성거산 천흥사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증명하여 주었습니다. 위패 모양의 틀 안에 聖居山天興寺鍾銘統和二十八年庚戌二月日(성거산천흥사종명 통화28년경술2월일)이라는 명문을 보면 통화(統和)는 중국 요(遼)나라의 연호로서, 고려 현종 원년(1010)에 해당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고려에서 중국의 연호를 썼다는 것이 좀 생소합니다.
▼ 한국의 범종의 특징을 보면 바닥에 오목하게 파인 구덩이가 보이는데, 종소리를 더욱더 신비하게 들려주는 특별한 기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땅속의 지옥에까지 들린다는 범종의 소리는 중생은 물론 지옥의 악귀들에게 구원의 소리로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종의 표면에 양각 된 비천상은 마모가 된 흔적이 보이는데, 여기저기 떠 돌아다니다가 생겨난 흠집으로 보입니다. 비천상은 종을 치는 자리인 당좌(撞座)와 교대로 배치하였습니다.
▼ 종을 치는 자리인 당좌(撞座)의 모습은 원형(圓形)이며 비천상과 교대로 두 곳에 두었고, 테두리는 구슬무늬와 연꽃무늬로 장식하였는데, 신라 범종의 당좌에서 보이는 형식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 종신(鐘身)의 하대에는 구슬무늬로 테두리를 한 너비 10cm 정도의 띠를 두르고, 그 안에 모란문(牧丹紋)과 인동문(忍冬紋)으로 안을 채워 넣었습니다.
▼ 조선 시대에 남한산성의 시계 역할을 하던 진짜 천흥사의 동종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지만, 모조품의 동종이 일년에 한 번씩 가슴을 울리는 종소리를 들려줄 것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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