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수종사의 대웅전 옆에 귀중한 불교 문화재 2점이 있습니다. 부도(승탑, 사리탑)와 팔각 5층 석탑이며, 가운데 작은 삼층석탑(비지정)이 보이며, 이번에는 수종부도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도(사리탑,승탑)가 꼭 스님들이 아니어도 사용이 되었다는 것을 수종사 부도를 통해서 알게되었습니다
▼ 이번에 알아 보는 문화재는 좌측의 부도인데, 공식 명칭은 남양주 수종사부도이고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 조선 3대 태종의 서녀 정혜옹주의 부도로 알려진 수종사 부도는 팔각원당형부도로서 매우 아름답게 만들어 졌습니다.
원통형 탑신의 둘레가 218cm로서 운룡문이 화려하게 새겨져 있고, 두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움켜쥐고 구름 속을 휘젓는 자세로 금방이라도 구름속을 뚫고 나올 듯 생생합니다.
그런데 부도는 승탑, 또는 사리탑이라고 해서 스님들의 유해를 담아두는 유골함으로 볼 수 있는데, 왕녀의 유골을 승탑에 담아 두었다고 하니 좀 의아스럽습니다.
사연을 찾아보면, 태종의 후궁인 의빈 권씨는 외동딸 정혜옹주가 1419년 박종우(朴從愚)에게 출가 5년 만인 1424년에 죽어버리자, 15년 후인 1439년 10월 어느 날 기일에 맞추어 부도탑을 조성하였습니다.
이때 부도탑을 시주하신 분이 조카인 금성대군이었는데, 금성대군은 1426년생이며, 정혜옹주가 죽은 후 2년 후에 태어났습니다. 의빈 권씨는 이미 태종 사후에 궁을 떠나서 비구니가 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수종사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금성대군이 파격적으로 할아버지 태종의 후궁이었던 의빈 권씨 외동딸의 부도를 시주한 인연은, 의빈 권씨가 금성대군이 어릴 적에 매우 친밀하게 돌봐주었다고 하는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수종사 사리탑 내부에서는 뚜껑이 있는 청자호 안에 금제구층탑과 은으로 도금한 사리기가 발견되어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있고, 불교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 일제강점기(1920년대 추정) 때 찍은 유리건판을 보면 지금의 자리가 아닌 사찰 주변에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동쪽 산 능선에 있었다가 1970년에 오층석탑을 이전 할 때 같이 현재의 대웅전 옆으로 옮긴것으로 보입니다.
[자료:CPN문화유산]
▼ 남양주 수종사 부도는 매우 귀중한 문화재인데, 안내판을 보면,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되어 있는데,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서 이미 보물로 지정(2019년 1월 25일)되었습니다.
또한 마지막 줄에서 보면 국립중앙박물관 에서 소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문화재청의 자료에서는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일주문 옆에 안내문이 잘 못 되었습니다. 최근의 안내판처럼 보이는데, 문화재 안내판 감수도 중요합니다 )
▼ 수종사 부도의 주인인 정혜옹주(靜惠翁主)에 가계도를 보면 조선 3대 태종의 후궁인 의빈권씨 소생의 외동딸이었습니다
▼ 남양주 수종사부도의 내력을 수종사 증수기에서 알아보면, 1439(세종 21년)에 이르러 세종의 여섯째 아들 금성대군이 정혜옹주의 부도를 세우고 금제 9층 탑, 수정 사리함(사리 14과)을 청자 항아리에 담아 부도안에 모셨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자료:CPN문화유산] 수종사 부도가 조선왕실의 시주로 이루어졌다는 근거는 6개의 옥개석 낙수면에 새겨진 명문으로서 太宗 太后/貞惠 翁主/舍利 造塔/施主 文化 柳氏/錦城 大君 正統/四年 己未 十月日(태종 태후/정혜 옹주/사리 조탑/시주 문화 류씨/금성 대군 정통/사년 기미 십월일)입니다.
시주는 문화류씨/금성대군인데, 문화류씨가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금성대군이 부도를 시주하였다는 것은 그도 불교에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인데, 그의 형 세조도 불교에 매우 해박한 지식을 가졌습니다.
조선이 출발할 때에는 유교이념을 기본으로 하고, 불교는 배척하였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배척의 정도가 초기에는 매우 느슨하였고 왕족들도 공공연히 불교를 지원하였으며, 심지어는 왕자들이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번역하였는데 석보상절이며, 그가 수양대군(세조)입니다.
남양주 수종사에 부도를 시주한 금성대군도 불교에 매우 호의적으로 가까이했음을 알게 해 주는데, 그 이후로도 왕족들이 수종사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어어간 기록을 보면, 의빈 권씨가 영향력을 미쳤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 [자료] 수종사부도는 일제강점기 1939년 해체, 수리할 때 금제구층탑과, 청자항아리에 담긴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가 발견되었는데,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불교 중앙박물관에 소장 중입니다.
▼ [자료:CPN문화유산] 그런데 정말로 정혜옹주 사후에 불교장례의식처럼 화장을 하여 사리를 얻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사실 박종우(운성부원군)와 정혜옹주의 합장묘가 연천(민통선)에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기록을 보면, 박종우는 정혜옹주가 죽자, 재혼을 하였으므로 재혼한 여인과 합장이 되어야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정혜옹주와 합장묘라고 하니 의아합니다.
▼ 지대석이나 기단석을 보면 일반 스님들의 부도처럼 단순한 안상 문양이 아닌 매우 화려한 구름 같은 문양으로 처리하였는데, 부도의 형식만 빌렸을 뿐, 어린 나이에 일찍 세상을 떠난 딸에 대한 아쉬움에 무한한 정을 듬뿍 담아서 각종 아름다운 문양을 모두 담고 항상 곁에 두고 싶었던 마음을 담은 예술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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